괴르메 환상의 굴뚝 버섯바위(2)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에 있는 괴르메 계곡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 놓은 세계유산 중에서도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유적지다. 로마시대에 카파도키아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 계곡은 초현실주의풍의 그림을 바라보는 듯한 환각에 빠지게 한다. 조물주가 아니면 창조해 낼 수 없는 기묘한 분위기. 바로 이 속에 사람들이 들어가  곳곳에 방을 만들어 살았던 것이다. 또 통로를 따라 산 표면에는 크고 작은 문과 창이 터져 있어 벌집을 보는 듯하다.

이곳은 약 500만 년 전, 근처 화산의 폭발로 생겨났다고 한다.  70km²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용암과 석회암, 화산재가 쌓이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작용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환상의 굴뚝’ 이라 부른다. 언제부터 괴르메 계곡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역사서적을 보면 늦어도 4세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정착해 작물을 기르거나 양떼를 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소아시아에서 자주 발생한 종족 간의  갈등과 전쟁을 피해 왔거나, 종교적인  이유로 거주면서 이들은 바위 틈새의 공간을 점차 넓혀 여러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들었다. 굴 안에는 석조교회도 만들어졌다. 초기 기독교인은 원시 기독교사회를 형성하였으리라 추정된다. 인도 아잔타 석굴을 연상케 하는 아치형 천장과 이를 지탱하는 원형 석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장과 기둥, 석벽에는 회칠을 하고, 이 위에 예수의 탄생과 사도의 전도생활, 예수의 공생애 등 신약성서에 있는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다.   성 테오도시우스교회, 엘마리 교회, 성 바바라 키즈라르 마나스티르 교회, 카부신 교회, 토칼리 교회 등이 대표적인 교회들이다. 

 

그런데 이 지역은 인간의 파괴보다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손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1985년 유네스코는 괴르메 역사공원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당시 유네스코의 음보 사무총장은  “여러 종족의 유산이 간직되어 있는  이곳을 보호한다는 것은 기독교와 이슬람문화의 양대 흐름을 연결시켜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강조하였다.


4세기부터 비잔틴제국이 멸망하는 15세기까지 괴르메 계곡은 경배와 금욕을 원칙으로 하는 수도자들의 중심지가 되었다.  10세기경에 많은 수도승들이 찾았는데 한때는 4만 명 이상의 신앙인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였다고 한다.  이 숫자는 당시의 상황에 비춰 엄청난 것이다. 이곳에 생겼던 석조교회는 500개에 이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마디로 고행과 금욕을 통해 종교의 완전함을 추구하는 수도자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허권(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팀장)> 

 

 

 

 

 동굴교회의 벽화 

 

 

 

 

 

 

 

 

 

 

 

 

 

 

 

 

 

 

 

 

 

 

 

 

 

 

 관광객을 위한 팬션, 호텔은 주거가 가능하다. 

 

 

 

 

 

 

환상의 굴뚝 버섯바위 

 

 

 

 

 

 

 

 

 

 

 

 

 

터키 괴르메 (2007.7.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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