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제비쑥(Matricaria matricarioides)-국화과
열매 (2017.5.26 촬영, 한강공원)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식물체에는 털이 거의 없다. 줄기는 땅으로 뻗으며 많은 가지를 치고 길이는 5~30cm 정도이다. 잎은 호생(互生)하며 장타원형이고 길이 2~6cm, 너비 5~20mm 정도이며 2번 우상으로 완전히 갈라진다. 열편은 사상이며 너비 0.5mm 정도이고 끝은 둔하다. 잎 밑부분은 줄기를 약간 감싼다. 줄기와 가지 끝에서 한 개씩의 두상화서가 생기는데 화서는 위로 향하며 직경이 7~15mm 정도이다. 화상(花床)은 원추상으로 도드라지며 인엽은 없다.
총포는 반구형(半球形)이며 길이 3~4mm, 너비 6~9mm 정도이고 총포편은 3~4줄로 붙으며 타원형이고 길이는 서로 비슷하며 끝은 둔하고 변두리는 윤기가 도는 흰 막질이다. 관상화는 푸르스름한 황색이며 끝이 4갈래로 갈라진다. 수과는 장타원형이며 길이 1.2~2mm, 너비 0.5mm 정도이고 갈색이며 배쪽에 3개의 모서리가 있고 등쪽은 매끈하다. 관모(冠毛)는 매우 작다. 여름과 가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식물체를 말려 발한제, 소염제 등의 생약으로 쓴다. 씨로 한다. 함경남도 장진군, 부전군, 허천군 등 지역의 집 근처나 개울가, 바닷가, 길가 등의 물기가 많은 곳들에서 자란다. (1. <조선행토대백과>
족제비쑥은 국화과 가운데 산국(Chrysanthemum)과 향기가 다르고, 쑥 종류(Artemisia)와도 완전히 다른 족제비쑥속(Matricaria)이다. 유럽 온대지역에는 다양한 종들이 있으며, 다양한 차 음료가 개발 판매된다. 유럽인들에게 감기를 다스리는 필수품인 카밀렌 차(Kamillentee, Camomile tea)가 대표적이다. 카밀레라는 이름은 희랍어(chamaimelon)에서 유래하며, ‘지면(chamai-)에서 풍기는 사과(melon) 향’이란 뜻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카밀렌 차의 재료가 되는 종은 유럽 원산의 카밀레(Matricaria chamomiilla)이며, 종종 재배지로부터 탈출한 야생 개체를 볼 수 있다.
카밀레는 주로 길가에서 살지만, 밭 경작지 잡초식물사회를 대표하는 명아주군강의 표징종이다. 그런데 족제비쑥은 답압(밟힘) 영향을 받는 길에서 발달하는 마디풀군목이라는 식물사회의 표징종이다. 카밀레보다 더욱 열악한 서식환경에 사는 것이 족제비쑥인 셈이다. 하지만 족제비쑥의 본성은 카밀레처럼 뿌리를 땅속 깊게 내리고, 공기와 물이 잘 통하는 밭 토양을 선호한다.
리나라에서는 카밀레보다 족제비쑥이 더욱 흔하다. 그렇다고 두 종 모두 그리 흔한 편은 아니다. 한반도처럼 수분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는 대륙성기후지역에서는 크게 번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 고향은 대륙성기후에 대비되는 중부유럽의 해양성기후지역이다. 이들은 간혹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매서운 한발을 이겨내지 못한다.
족제비쑥은 북미원산 또는 동북아시아 원산 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있지만, 북미원산의 신귀화식물(Noephyten)이다. 족제비쑥이란 이름이 우리에게 처음로 인식된 것은 해방 이후다. 특히 족제비쑥이 속하는 마트리카리아속(Matricaria spp.)의 종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 눈에 잘 띄는, 즉 사람의 간섭이 있는 토지에서 산다. 때문에 본래부터 자생했다면,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며, 우리도 처음부터 카밀렌 차를 마셨을 것이다. (2) <한국식물생태보감>
2019.6.10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