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개불알풀(Veronica persica)-현삼과
한강변 길가에 새로 싹이난 큰개불알풀 꽃이 피기시작했다. 어제만해도 볼 수 없었던 꽃들이
이곳 저곳에 한 두송이씩 피기 시작한다. 올해는 장마철 이후로는 보기가 어려웠던 꽃이다.
아마도 올겨울 추위속에서도 파란 큰개불알풀 꽃을 볼 수 있을것 같다.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두해살이풀.
큰개불알풀은 학명 Veronica persica의 persica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서아시아 또는 유럽 원
산의 귀화식물이다. 귀화식물이란 원래 우리나라에서 살지 않던 것이 사람이나 수입 물자에 묻
어 들어와 우리나라에 정착한 식물을 말한다.
3~9월에 줄기와 짧은 잎자루가 만나 겨드랑이처럼 보이는 곳에 보라색 꽃이 한 송이씩 핀다.
아침에 피어서 저녁무렵 지는데, 만지면 꽃이 떨어진다. 꽃 안쪽은 흰색이다. 꽃잎에 난 4~5개
의 짙은 보라색 줄무늬는 곤충이 암술에 쉽게 이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장치이다.
꽃잎은 4갈래 통꽃이고 양쪽 좌우 2갈래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반면, 위 아래 꽃잎은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지름은 약 0.5cm이고 암술은 1개, 수술은 2개이다. 수술을 자세히 보면 가느다
란 수술대 위에 약이 있고 약 안에 덜 익은 꽃가루가 가득 차 있다.
꽃가루가 익으면 약이 터져 꽃가루가 밖으로 나오는데, 꽃가루를 옮겨 줄 벌이나 다른 곤충이
없을 때는 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한 꽃의 수술이 시들어 꼬부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암술머리에
꽃가루가 닿는다. 다시 말해 제꽃가루받이(자가수분)를 하는데, 수술의 약이 암술을 향해 기울
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꽃이 피고 나면 씨가 없는 열매가 거의 없다. 이처럼 번
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큰개불알풀은 다른 나라에 가서도 뿌리를 쉽게 내린다.
두해살이 풀인 큰개불알풀은 1년생과 2년생의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봄에 새로 싹이 나서 자
란 것은 잎이 엷은 녹색이고 줄기가 뿌리에서 하나 또는 2~3개 정도 갈라져 나오는 반면, 겨울
을 난 것은 잎과 줄기가 붉은색을 띤다. 또 잎이 작고 두꺼우며 줄기 수 또한 많다. 전체적으로
잎과 열매, 꽃이 봄에 새로 나온 것에 비해 훨씬 많아 다닥다닥 붙어 있는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빈터, 길가, 풀밭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비슷한 종으로 개불알풀,
선개불알풀, 눈개불알풀이 있는데 모두 귀화식물이다. 단, 큰개불알풀과 선개불알풀은 건조하
고 척박한 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반면 개불알풀이나 눈개불알풀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두산세계대백과>
한강시민공원 잠원에서 (2006.11.17)